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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AI로 복원된 동호의 메시지, 한강 작가에게 전하다

by 뉴스숲지기 2024. 12. 12.

목차

    2024 노벨문학상, 한강과 '소년이 온다'

    "읽는 이들의 기억 속에서 다시 살아난 삶"

    "제 후회 없는 마지막 삶을, 읽는 이들의 기억 속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게 해준 한강 작가에게 감사합니다."

     

    11일 소설가 한강(54)이 ‘2024 노벨상 시상식’에서 노벨상 메달을 받을 때, 한강이 태어난 광주에서는 그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가 등장해 축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AI로 복원된 동호, 홀로그램으로 축하 전하다

    이날 광주시청 시민홀에서 열린 축하 행사에서는 동호가 인공지능(AI)으로 복원돼 홀로그램 축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희생된 문재학군을 모티브로 한 인물입니다.

     

    17세였던 문재학군은 1980년 5월 최후항쟁이 벌어진 옛 전남도청을 사수하다가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세상을 떠난 실제 인물입니다. 이날 등장한 동호는 문재학군의 이미지를 형상화했으며, 김형중 인문도시광주위원회 위원장이 동호가 돼 편지를 작성했습니다.

     

    동호의 메시지: "여러분의 기억이 제 혼입니다"

    홀로그램 속 동호는 “안녕하세요. 문재학입니다”로 입을 떼며, 1980년 5월 27일 새벽에 자신이 세상을 떠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그는 어머니와의 마지막 대화를 떠올리며 “결국 지키지 못할 약속이었지만, 그 순간 엄마의 얼굴이 펴지는 것을 봤다”고 회상했습니다.

     

    이어 동호는 “혼은 죽은 육신에 깃드는 것이 아니라, 그를 기억해주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깃든다”며 “여러분의 기억이 제 혼”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 책을 펼치던 여러분의 손길 곁에 항상 함께 있었다”며 한강 작가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남겼습니다.

     

    현장에서 눈물 흘린 어머니

    문재학군의 어머니 김길자씨는 AI로 복원된 아들의 모습을 보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소설 ‘소년이 온다’는 5·18 광주의 아픔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동호와 그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의 비극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한강, 한국 문학의 새 역사를 쓰다

    한강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에서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으로부터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받았습니다. 그녀는 역대 121번째이자 여성으로는 18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는 것은 2000년 평화상을 받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한강은 인터뷰에서 “살해당한 사람들의 일기를 읽으며 집필했다”며 “이는 생존자로서의 죄책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작품을 통해 모든 조각을 모으고, 잊혀져서는 안 될 역사를 다시 새기고자 했습니다.